자유게시

영화 "국제시장"을 보고 ......

유강(柔剛) 2014. 12. 26. 08:13

 

 

오랫만에 영화관람을 한것 같다.

큰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뜻하지 않게 마음 깊은 곳에 있던 감성을 가슴이 멍~~ 하도록 한껏 쏟아낸것 같아서 좋았다.

우리들의 아버지 세대가 가족과 국가를 위해 헌신하면서 살아온 나날들을 너무나 잘 표현한것 같다.

간혹 영화속의 주인공 덕수(황정민)의 친구 달구의 감초같은 조연으로 간간히 눈물을 훔치고 있는 관객들에게

양볼에 흘러 내리는 눈물속에 웃음을 선사하는것도 영화의 매력이다.

 

줄거리는,

시대적 배경에 따라 사실에 근거한 내용들로 스크린속에 스쳐가는 유명인들 ,

김봉남(앙드레 김)의 젊음시절, 이만기의 학창시절, 가수 남진의 월남 파병시절, 이런것들이 재미를 더한다. 

최초 6.25전쟁을 배경으로 노래말처럼 눈보라가 휘날리는 흥남부두에서 피난민들 중 한가족의 이별에서 부터 시작한다.

황정민(덕수)은 한 가정의 어린 장남으로 가족들과 함께 여동생(막순)을 업고 군함에 오르다가 여동생을 놓치고 만다.

이에 아버지는 여동생을 찾으로 군함에서 내리면서 마지막 남긴 아버지의 말 "아버지가 없으면 네가 家長(가장)이다"는

말과 함께 기약없는 이별을 하게 되는데......

 

이로부터 동생(또 다른 남동생, 여동생)들을 먹여 살려야 하는 한 가족의 어린 가장으로서 오로지 살기위해서 몸부림쳤던,

대한민국의 종자돈이 되었던 독일 탄광파병, 탄광이 무너져 목숨을 겨우 건진 위험속에서 벌어온 돈으로 본인의 꿈이었던

해양대학교에 시험을 치러 합격 통지서를 받게 되지만 서울대학교에 합격한 남동생의 학비와 여동생의 결혼을 위해

엄마와 아내의 절규어린 만류에도 불고하고 다시 월남전에 가야만 했던 우리의 주인공 덕수, 

 

결국 생사의 고비를 몇차례 넘기지만 다리에 총을 맞고 불구로 귀국하게 되는데.....

목발을 짚고 나타난 덕수는 아내의 울부짖음에도 태연하게 괜찮다는 상봉에 또한번 관객들의 눈물을 훔쳐간다.

 

이후 타향에서 어렵게 벌어온 돈으로 포목상 가게도 인수하면서 그럭저럭 살고 있던 덕수에게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1983년 이산가족 상봉 사건,

 

덕수는 아버지와 여동생 막순이를 찾기 위해 여의도로 상경한다. 우여곡절끝에 미국으로 입양가 있는 막순이와 연결된다.

스크린상에 생방송된 여동생과 덕수는 오랜 이별에 대한 오열로 인해 또다시 극장안은 눈물을 훔치는 관객으로 훌쩍거린다.

이로서 아버지를 제외한 온 가족은 재회 하지만 어머니는 세상을 뜨고 덕수의 나이도 인생의 황혼인 할아버지가 된다.

 

이후 온 가족이 모인 명절에 덕수네 집은 북적대는 자녀들로 넘쳐나고 어린 손주 손녀들의 재롱으로 한껏 웃음꽃이 피어나는데

덕수는 세대차이에 따른 노인 취급으로 동화되지 못하고 혼자 안방으로 들어가 아버지와 헤어질때 "네가 이제 가장이다"

하면서 입혀주었던 외투를 꺼내 방 바닥에 놓고 아버지 사진을 바라보면서 아버지에게 독백을 한다.

 

"아버지 이 정도면 가장 노릇 잘 한거지요? 막순이도 찾았어요 아버지! 그런데 정말 힘들었어요" 하면서

눈물을 흘리며 종영된다. 난 한동안 멍한 가슴으로 인해 말이 나오지 않았다.

실화적인 시대적 배경 우리네 아버지는 그렇게 살아오셨는데 우리는 당신께 해준 것이 없어 죄송합니다....... 하며

아버지를 마음에 새겨본다.